내 치아와 임플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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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05회 작성일 21-08-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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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병원에 7년 전에 처음 내원하여 진료를 시작하여 6개월 혹은 1년마다 

꾸준히 내원을 하시면서 치료와 관리를 받던 환자가 얼마 전에 찾아오셨다.

7년 전 처음 오셨을 때에도 이미 어금니 몇 개는 임플란트가 되어있었고, 

남아있는 어금니도 주변 잇몸이나 뼈 상태가 많이 나빠져 있는 상태였다. 

좋지 않은 치아 몇 개는 빼고 임플란트로 치료를 진행하였다. 

그나마 우측 위의 한 개 남은 큰어금니는 잇몸치료를 하면서 유지할만한 상태였고, 

나중에 이를 빼야 할 상황이 되더라도 임플란트로 간단히 시술이 될 만큼 남아있는 뼈가 괜찮다고 판단이 되었다.

그 치아로 인해 가끔 불편함을 느낄 때마다 내원하여 잇몸치료를 받으면서

6년 이상을 사용하다가 결국은 금년 2월에 발치를 하게 되었다.

발치하고 삼사 개월 후에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임플란트 수술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 도중에 내가 치과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한 달을 쉬고 다시 이곳에 개원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겨버렸다.

‘간단한 뼈 이식이 동반될 수 있기는 하지만 간단하게 임플란트를 하나만 심으면 된다’는 

이전의 내 설명을 기억하시는 환자는 예약 날이 되어 병원을 찾아가 병원을 인수한 새 원장에게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그 원장님께 충격적인 진단을 듣고는 황당하고 화가 나서 우리 병원을 수소문하시고, 

바로 다음 날 내게 그 문제를 따지기 위해 내원하셨다.

 

환자가 내원하여 내게 항의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 원장에게 들은 이야기

1. 뼈가 너무 많이 없어질 때까지 치아를 방치하다가 늦게 빼서 뼈가 너무 많이 소실되었으므로 뼈이식이 많이 필요하다.

2. 미리 뺐으면 이렇게 복잡해지지 않았을텐데, 그전 원장이 너무 방치해둔 것 같다.

3. 상악동 쪽으로 많이 올려서 뼈를 많이 이식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수술이 될 것이다. 등등


**나에 대한 원망

1. 불편할 때마다 와서 빼면 어떻겠느냐고 몇 번을 원장님께 이야기했는데, 

  왜 원장님은 더 쓰다가 나중에 빼도 된다고 미루다가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2. 몇 년을 원장님을 믿고 맡겼는데 지금 이렇게 되어서 비용도 몇 배나 들게 생겼으니 원장님 책임이 아닌가? 등등


화가 나서 따지려고 달려온 환자의 이야기를 한참을 듣는 동안 얼마나 더 많은 이야기와 원망이 있었겠는가.



치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치료하면서 유지해야 할까 아니면 빼고 임플란트를 해야 할까?

빼야 한다면 빨리 빼야 할까 아니면 좀 더 쓰다가 빼도 될까?

치과의사마다 그것에 대한 주관과 의견이 다 다르기에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병원을 선택하고 

누구의 의견을 따라야 할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진다.

반대로 환자도 치아를 하나라도 더 보존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불편한 것은 빨리 빼고 임플란트을 하기를 원하는가 하는 부분에서 관점이 다르니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의사의 입장도 난처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 쓸만한 치아를 괜히 의사의 권유로 일찍 빼고 임플란트를 한 것 아닌가?

* 진작에 빼고 임플란트를 해야 할 치아를 쓸 때까지 쓰라는 말만 듣고 지내다가 

  나중에 뼈가 너무 많이 망가져서 임플란트를 하기에 어렵고 복잡하게 된 것이 아닌가?

* 치아를 신경치료하고 기둥을 하고 씌우는 비용이나 임플란트 비용이나 별 차이가 없으면

  차라리 빼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 개인보험에 가입을 했거나, 국가 보험이 되어 임플란트 시술이 비용이 적게 드니

 차라리 빨리 빼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이 문제 역시 나중에 다룰 예정이다)


이런 저런 언급된 고민 말고도 언제 어떻게 어떤 시술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똑 부러지는 답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너무나 많다.

 

나는 늘 이런 문제를 가지고 환자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상담을 할 때 

나름대로 다음과 같은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환자와 함께 답을 찾아가며 치료 방향을 결정을 한다.

 

1. 치아를 빼지 않고 치료하면 어느 정도의 기능을 하면서 향후 얼마 동안 사용이 가능할까?

2. 치료를 하면 환자가 느끼는 지금의 불편함이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할까?

3. 만일 지금 빼지 않으면 나중에 임플란트 시술이 훨씬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4. 다소 질환이 더 진행되더라도 나중에 임플란트 시술에 문제가 없는 뼈나 해부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5. 환자가 자연치아를 보존하고자 하는 의지가 어느 정도인가?

6. 환자가 임플란트의 기능과 수명에 대한 오해나 과신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7. 뺀 부분에 반드시 임플란트나 보철치료를 통해 해주어야만 하는가?

8. 치아가 빠져서 없더라도 후속적인 문제가 없다면 안하는 편이 좋을 수 있지 않을까?


환자의 상태나 상황에 따라 위에 언급하지 않는 또 다른 많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최상의 답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환자와 상의하며 가장 좋은 답을 찾으려 노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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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환자가 복사해서 가져온 지난 진료기록부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환자로부터 지난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를 얻었다. 

그리고 파노라마와 CT를 찍어 지금의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금 자세한 진단과 치료방향을 설명드렸다. 

그리고 며칠 후, 7년 전 처음 진단할 때 계획하고 예견했던 대로 

처음 진단한 이후 몇 년을 자연치아로 사용한 후에 발치를 한 부분을 임플란트 한 개를 뼈이식 없이 간단하게 식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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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치아를 빼고 임플란트를 하게 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치아를 큰 불편 없이 6년 이상 자연치아로 사용을 했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골 상태와 해부학적인 구조의 정확한 진단과 예측으로 인해 이를 뺀 후에도

간단하게 임플란트 식립할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임플란트의 수명이 몇 년이 될까?

많은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듯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을까?

내 치아를 가지고 일 년이든 이 년이든 큰 불편함 없이 조금이라도 더 쓸 수 있다면, 

그리고 그렇게 유지하는 것이 이후에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데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도록 관리만 된다면, 

과거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듯이 임플란트를 문의하는 환자들에게 이렇게 설득한다.

 

“지금 빼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보다는, 치료해서 큰 불편함이 없고 향후 문제만 없다면 내 치아를 조금이라도 더 쓰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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